동아일보·조선일보 해직 언론인들이 과거 사법부 판단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요청했다. 유신정권 시기 언론 탄압에 맞섰다가 해고된 지 51년 만이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 이부영)와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선투위, 위원장 신홍범)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부당 해고와 관련해 내려진 대법원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청구에는 해직 언론인과 유족 등 총 59명이 참여했다.

청구인들은 당시 법원이 언론사의 내부 질서와 근로 의무를 강조하는 데 그치고, 언론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 권력에 의한 언론 통제와 외압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채 해고의 정당성만을 인정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사건의 배경은 1970년대 유신정권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 실천선언’을 발표하며 비판적 보도에 나서자, 정부의 압박으로 광고가 중단되는 이른바 ‘백지 광고 사태’가 발생했다. 이듬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라는 사측의 요구에 불응한 언론인 113명이 해직당했다. 이들은 법원에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종적으로 패소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최근 도입된 ‘재판소원제’에 근거한 것이다. 이 제도는 법원의 확정 판결이 헌법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판결 확정 후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이에 대해 청구인 측은 해당 사건이 헌법재판소 설립 이전에 발생한 점 등을 들어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사건을 받아들일 경우, 과거 권위주의 시기 사법 판단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