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창립' 미디어 거물 테드 터너 별세

2026-05-07

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채널 CNN을 일군 미국 미디어 거물 로버트 에드워드 '테드' 터너가 현지 시각 6일 87세로 생을 마감했다.

CNN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가족들이 곁을 지킨 가운데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 2018년 80세를 앞두고 본인이 직접 루이소체 치매 진단 사실을 공개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 투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938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24세 때 부친이 운영하던 옥외광고 회사를 이어받으며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라디오 방송국과 1970년 애틀랜타의 한 UHF 텔레비전 방송국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미디어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고, 이는 훗날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TBS)의 출발점이 됐다.

그가 미디어 역사에 남긴 가장 큰 족적은 1980년 6월 1일 애틀랜타에서 첫 전파를 쏘아 올린 CNN이다. 정해진 시간대에만 뉴스를 방송하던 당시 관행을 깨고 하루 24시간 내내 뉴스만 송출하는 채널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무모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1991년 걸프전 당시 바그다드 현지에서 폭격 장면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중계하면서 채널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밖에도 그는 슈퍼스테이션 개념을 정착시킨 WTBS, 영화 채널 TNT, 어린이 전문 채널 카토온 네트워크, 고전영화 채널 터너 클래식 무비스 등을 잇달아 출범시키며 케이블 TV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메이저리그 야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단주로도 이름을 알렸다.

1996년 자신의 미디어 그룹을 약 75억 달러에 타임워너에 매각한 뒤에는 부회장직을 맡아 뉴스 부문을 총괄하다 2003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에는 자선 활동과 환경 운동에 매진했다. 1997년 유엔(UN) 활동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를 기부하며 유엔재단을 설립했고, 2001년에는 핵·생화학 무기 확산 방지를 목표로 하는 핵위협방지구상(NTI)을 공동 창설하기도 했다.

거침없는 언행으로 '남부의 입(Mouth of the South)'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터너는, 미국 들소(바이슨) 복원 사업에 앞장서는 등 환경 보호 활동에도 깊이 관여하며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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