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출간

2026-07-21

막히면 곧바로 AI에게 묻고, 뉴스를 볼 때마다 이유 모를 분노가 치밀고,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대로 보고 유튜브가 틀어주는 대로 듣는다. 그러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이 문장은 내 생각인가, AI의 출력인가? 이 결정은 내가 원한 것인가, 알고리즘의 제안인가?

2026년 7월 출간된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부제: AI는 어떻게 우리의 사고와 판단을 마비시키는가)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미디어와 저널리즘을 오래 연구해온 두 언론학자가 쓴 책이며, 한겨레신문 '2026년 7월 2주 선정' 도서다.

핵심 주장은 도발적이다. 우리가 생각과 취향과 집중력을 잃은 건 의지가 약해서도 능력이 모자라서도 아니다. 진짜 원인은 삶 곳곳에 정교하게 설계된 '기술의 덫'이다. 저자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인지 능력이 낮아진 세대가 등장했다고 경고한다.

다만 이 책은 "스마트폰을 버려라"거나 "AI를 거부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의 설계도를 읽어내고 '생각 근육'을 단련할 때, AI가 지배자가 아닌 인간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세 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다. 

Part 1 — 속도와 무게에 짓눌리다. 즉시성의 유혹, 시성비의 딜레마, 정보 과잉, 초연결의 굴레를 다룬다. 2배속으로 소비하지만 이해는 0.8배속에 머물고, 연결될수록 오히려 고립되는 역설을 짚는다.

Part 2 — 생각을 설계당하다. 추천 알고리즘이 취향을 갉아먹는 방식, 확증 편향, 별점과 숫자가 만드는 가짜 인기, '개인화'라는 이름의 차별을 파헤친다.

Part 3 — 그럴듯함에 흔들리다. 가짜 뉴스와 딥페이크, 자신 있게 틀리는 AI 할루시네이션, 그리고 책의 제목이기도 한 '생각의 외주화'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각 장마다 '실천 전략'이 붙어 있어 진단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대응책까지 제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의 무게감은 저자들의 이력에서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언론학 박사이자 미디어·저널리즘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다.

정재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방송사 PD와 신문사 기자를 거쳐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AI 저널리즘의 수용과 영향』 등을 썼다.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연구위원은 서강대 언론학 박사이자 미디어연구센터장·한국언론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방송·신문 현장 경험과 학술 연구, 미디어 정책 실무를 아우르는 조합이라, 'AI가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주제를 막연한 공포가 아닌 근거 위에서 풀어낸다.

AI에게 점점 더 많은 일을 맡기며 불안을 느끼는 사람, 뉴스와 SNS를 볼 때마다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가 궁금한 사람, 기술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는 법을 찾는 사람에게 권한다. 에필로그 제목처럼 "여전히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건네는, AI 시대에 한 번쯤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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