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검찰청이 문을 닫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다.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사라진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등 7개 범죄 수사를 전담하고, 공소청은 보완수사 요구와 공소 유지 등을 맡는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제도 전환이지만, 출범 직전까지 두 기관의 준비 상태는 완전하지 않다. 이런 불완전성은 새 체계를 감시해야 할 언론의 취재 환경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력과 설비 공백이 먼저 드러난다. 9월 중순 기준 중수청 특별임용 최종 지원자는 1,761명으로, 정원 2,874명의 약 61% 수준에 그쳤다. 중수청이 들어서는 곳은 서울 중구의 일반 상업용 빌딩이다. 이곳에 조사실, 영상녹화실, 디지털포렌식 시설, 압수물 보관시설을 모두 갖추려면 1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산 체계도 과도기 상태다. 중수청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은 2029년에야 구축될 예정이어서, 그 전까지는 경찰청 시스템을 빌려 쓰게 된다.
지휘부도 비어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공소청은 장관 없이 출범하게 됐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로 여권 안팎의 반대에 부딪혔다. 공소청장은 아직 인선 소식조차 없어 상당 기간 청장 없이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언론 입장에서 이는 핵심 취재원과 공식 창구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조직 구조가 굳지 않은 기관을 상대로 취재 체계를 먼저 바꾸기는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주요 언론사들은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검찰 출입기자에게 공소청과 중수청을 함께 맡기기로 했다. 중수청 전담팀을 꾸리자는 논의도 있었다. 그러나 조직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기존 팀을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대신 언론사별로 1~2명 정도 인력을 보강하는 곳이 많다.
이는 불확실성에 대한 합리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중수청 지휘부는 검찰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 기존 검찰 출입기자의 취재 관계가 당분간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수청에는 경찰 출신 수사관도 다수 합류할 전망이다. 취재원 구성은 점차 검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간이 흩어지면서 취재 부담도 커진다. 공소청은 현 대검찰청 청사를 본청으로 쓰고, 수사 기능은 중구 을지로 일대의 중수청으로 옮겨간다. 여기에 중수청이 행정안전부 산하라는 점이 변수를 더한다. 개청 준비 과정의 공식 발표는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인 행안부 차관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결국 법조 취재 동선은 서초동, 을지로, 세종로 세 곳으로 나뉘게 된다.
부처 간 출입 영역도 조정해야 한다. 그동안 검찰 출입기자들은 상급 기관인 법무부까지 함께 취재해 왔다. 반면 행안부는 행정·자치 담당 기자들이 출입하던 곳이다. 행안부 기자단은 중수청 출입과 행안부 출입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수청 기자단은 지검 쪽에서 별도로 운영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취재에 가장 직접 영향을 줄 변화는 공보 조직이다.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에 맞춰 인사 규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 등 비직제 조직과 보직을 폐지하거나 정비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주요 사건 수사 과정에서 언론 대응을 맡아 온 핵심 창구였다. 이 기능이 새 체계에서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출범 행사도 조용하게 치러진다. 공소청은 간부 중심의 비공개 개청식을 열고, 중수청도 간소하게 개청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 기관들이 초기에는 적극적인 대외 소통보다 내부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기자단 구성도 정해지지 않았다. 공소청과 중수청 기자단을 어떻게 꾸릴지, 기존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기자단이 이를 이어받을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대검 기자단은 공소청으로, 지검 기자단은 중수청으로 명칭만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정 형사소송법의 수사기록 열람·등사 관련 조항도 논쟁거리다. 이 조항은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언론에 제공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기밀과 사건 관계인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 전 수사 과정을 점검하는 외곽 취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수사 인프라 문제도 겹친다. 전산망 이관과 사건기록 이송 절차가 정비되지 않으면 수사가 지연되거나 관할이 뒤섞일 수 있다. 실제로 현장 수사관들조차 사건 기록을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넘겨야 할지 매뉴얼이 없어 혼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초기 혼선은 언론에 두 가지 상황을 동시에 만든다. 혼선을 짚는 감시 보도의 수요는 커진다. 반면 공식 창구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실 확인이 어려워진다.
현재 법조 언론의 대응은 본격 개편 전의 과도기 조치에 가깝다. 앞으로의 방향은 다음 네 가지에 달려 있다.
두 기관이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첫 대형 사건을 처리하는 시점이 언론사들의 2차 조직 개편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