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신임 대표이사에 한용길 전 CBS 사장이 임명됐다. 장기간 이어진 경영 공백이 해소되면서 방송 신뢰 회복과 재정 정상화,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TBS는 26일 한용길 전 CBS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돼 이날부터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TBS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공개 정책설명회, 면접심사를 거쳐 한 전 사장과 이재훈 전 MBC 논설위원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으며, 서울시의 인사 검증을 거쳐 한 전 사장이 낙점됐다.
TBS는 정태익 전 대표가 2024년 초 사임한 이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번 인사로 약 2년 8개월간 이어진 대표 공백이 마무리됐다.
한 신임 대표는 1988년 CBS 라디오 PD로 입사해 편성국장과 문화사업본부장을 거쳤으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 CBS 사장을 역임했다.
재임 기간 시사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를 선보였고, 강연 콘텐츠 브랜드 ‘세상을 바꾸는 십오분(세바시)’의 분사와 육성을 추진하는 등 콘텐츠 사업 확대에 힘썼다. CBS 음악FM의 청취율을 수도권 라디오 채널 가운데 2위로 끌어올렸으며, 대형 문화·공연 사업을 통해 연간 120억원대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TBS는 소개했다.
또한 방송광고 매출이 감소하는 환경에서도 6년 연속 흑자 경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송 경영과 사업 다각화 경험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 TBS의 정상화 과정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한 대표는 지난 9월 30일 공개 정책설명회에서 TBS 정상화를 위한 세 가지 경영 원칙으로 ▲공정성 회복과 신뢰 구축 ▲매체 경쟁력 강화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재정 정상화를 위해서는 체불 임금과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울시 및 서울시의회와의 소통을 복원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체 수익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 구상도 내놨다. TBS 내부에 문화예술사업단을 신설하고 시민 참여형 교육·문화 콘텐츠를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향후 추진할 경영 과제로, 사업 성과는 실행 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취임 소감에서 TBS의 주인은 서울시민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적 중립과 공정방송을 확립하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미디어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에게는 미래가 있는 일터를, 시민들에게는 신뢰받는 방송을 돌려주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TBS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뉴스1이 10월 19일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TBS의 누적 미지급금은 183억원을 넘어섰으며, 인건비와 퇴직연금 미지급금도 상당한 수준이다. 서울시 출연금 지원 중단 이후 악화한 재정 상황을 개선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대표 선임만으로 재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재정 확보 방안 마련, 수익 사업의 실효성 검증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공정방송 원칙을 실제 편성·제작 과정에 정착시키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