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된 가자서 버틴 AFP 기자들, 힌츠페터상 최고상

2026-11-05

국제 취재진의 출입이 막힌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기록해 온 현지 기자들의 이야기가 올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는 5일 오후 광주 옛 전남도청에서 '2026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을 열었다. 올해 시상은 경쟁 4개, 비경쟁 1개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2026 힌츠페터 국제 보도상 영상 일부/ 조직위원회 제공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은 엘렌 람 트롱과 얀 올리비에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가자(Inside Gaza)'에 돌아갔다. 작품은 AFP 가자시티 지국 소속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찍은 영상과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쟁 속에서도 취재를 멈추지 않은 언론인들의 현실을 담았고, 이들의 기록을 세상에 알리려는 가자 밖 언론인들의 연대도 함께 조명했다. 마이 야기, 아델 자아눈, 마흐무드 함스, 모하메드 아베드 등 AFP 기자들이 미공개 영상과 증언으로 등장한다. AFP 다큐멘터리 제작 부문 팩트스토리가 아르테, RTBF와 공동 제작했다.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이 정확하고 공감 어린 저널리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도덕적 기준이 흔들리는 시대에 언론인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되묻는다고 밝혔다.

뉴스상도 가자지구를 다룬 '죽음의 연기: 봉쇄된 가자'가 받았다. 이 작품은 발전시설이 집중 공격받아 연료가 끊긴 뒤, 주민들이 폐플라스틱을 녹여 기름을 만들며 유독가스에 노출되는 현실을 고발했다. 2024년 '가자에서 온 목소리'로 대상을 받았던 무하마드 무스타파 사와프와 살라 알 하우가 기획했고, 히다 알 다흐두와 아흐마드 아부 아즈와가 제작에 참여했다.

특집상은 샤를 엠프타즈와 올리비에 조바르의 '수단: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가 차지했다. 제작진은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 들어가 대규모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을 기록했다. 감시와 구금, 드론 공격 위험 속에서도 취재를 이어간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난해 신설된 유영길상은 '누가 쉬린을 죽였는가?'에 돌아갔다. 디온 니센바움, 코너 파월, 파티마 압둘카림, 메디 하산이 제작했다. 이 작품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기자 쉬린 아부 아클레의 피살 사건을 추적해 총을 쏜 군인의 신원을 밝혀냈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책임을 묻지 않은 과정도 짚었다.

비경쟁 부문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고(故) 스테반 라부도비치가 받았다. 그는 구유고슬라비아 국영 뉴스영화사 소속 영상기자로 1959년부터 1962년까지 알제리 독립전쟁 현장을 기록했다. 그의 영상은 1960년 유엔총회에서 상영돼 알제리 독립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마리오 슈미트 심사위원장은 올해 수상작들이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권력이 진실을 통제하려 할 때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축전을 보내 침묵을 강요받는 현장에서 진실을 전하는 언론인들의 기록이 불의를 멈추게 하는 힘이 된다고 밝히고,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존경을 전했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 영상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기리기 위해 2021년 제정됐다. 수상작은 6일 전남대학교에서 상영되며, 27~29일에는 국제평화영화제와 연계해 롯데시네마 광주에서도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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