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창업주이자 헤럴드미디어그룹 회장을 지낸 고(故) 정창선 회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 현장 미장 견습공으로 출발해 국내 굴지의 건설그룹을 일군 그는, 말년에는 언론 경영에까지 나서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42년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0대 후반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이 시기 쌓은 경험은 평생의 경영 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는 생전 “현장은 책상 위에서 배울 수 없는 진실을 가르쳐준다”고 말하며, 품질과 책임을 중시하는 태도를 강조해왔다.

1983년 설립한 금남주택건설은 중흥건설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중흥그룹은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2000년대 ‘중흥 S-클래스’ 브랜드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정 회장은 완공 단계에서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재시공을 지시할 만큼 품질에 엄격했다.
안정적 성장의 배경에는 철저한 내실 경영이 있었다. 불필요한 자산 취득을 피하고, 무리한 보증이나 손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배제하는 원칙을 고수했다. 장기 현금 흐름을 직접 점검하며 보수적인 재무 운영을 이어간 점은 중흥그룹을 위기 없이 키운 기반으로 꼽힌다.
그의 경영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사건은 대우건설 인수였다. 중흥그룹은 2021년 말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를 계기로 그룹은 자산 규모 기준 재계 20위권에 진입하며 대기업 집단 반열에 올랐다.
정 회장의 행보는 건설업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17년 광주·전남 지역 언론사 남도일보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에는 국내 대표 경제지 헤럴드경제와 영자지 코리아헤럴드를 발행하는 헤럴드미디어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기업인이 언론 경영 전면에 나선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정 회장은 언론 인수 배경에 대해 “기업이 성장한 만큼 사회에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공익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헤럴드미디어그룹 회장으로서 그는 언론의 공공적 역할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를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