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CNN, MS NOW, 폴리티코 3개 언론사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효력 정지시켰다.
컬럼비아특별구(DC) 연방지방법원의 티머시 J. 켈리 판사는 현지시간 24일 자정을 조금 넘겨 이들 3개사에 14일간 유효한 임시제한명령(TRO)을 내렸다. 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9월 18일 무렵 회수된 3개사 직원들의 상시출입증(하드패스)을 즉각 돌려주고 복원하도록 지시했다.

TRO는 긴급한 상황에서 법원이 내리는 임시 조치로, 통상 사건을 더 면밀히 검토하는 동안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켈리 판사는 이번 결정에 즉시 항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2주 동안 양측이 추가 주장과 증거를 제출하도록 하는 일정을 마련했다.
켈리 판사는 백악관이 헌법상 적절한 적법절차 없이 출입증을 회수했다는 언론사 측 주장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결정문에서 기준이 높지만 신청인들이 이를 충족했다고 적었다. 판사는 행정부가 출입증을 압수한 뒤에야 기자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있다고 알렸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출입증과 적법절차에 관한 DC 연방항소법원의 선례들도 근거로 들었다.
행정부가 내세운 국가안보 논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켈리 판사는 기록상 출입증 회수가 국가안보 우려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처음 금지를 발표할 때는 그런 이유를 대지 않고 부정적 보도만 문제 삼았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금) 이들 매체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며 출입금지를 발표했다. 보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은 나중에 꺼냈다. 3개사는 21일(월) 헌법상 권리가 침해됐다며 공동 소송을 제기하고 TRO를 신청했다.
23일 긴급 심리에서 언론사 측 시어도어 J. 부트러스 변호사는 이번 조치가 보도에 대한 보복이자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상 가장 분명한 관점 차별 사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법무부 마이클 벨칙 변호사는 백악관 출입은 권리가 아닌 특권이라고 맞서며 국가안보 우려를 계속된 금지의 이유로 들었다. 이에 부트러스 변호사는 국가안보 언급이 금지 발표 며칠 뒤, 그것도 소송 제기 이후에야 처음 등장했다며 사후 정당화라고 반박했다.
켈리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다. 2018년 11월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 출입증이 회수됐을 때도 TRO를 내려 출입증을 돌려주도록 명령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출입증 소지자가 접근권을 박탈당하기 전 적법절차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1977년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이번 법적 공방은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몇 주 앞두고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