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중앙일보가 다우키움그룹과 CJ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새 최대주주로 맞는다. 컨소시엄은 5일 중앙일보와 5200억원 규모의 조건부 신주인수계약(SSA)을 맺는다. 중앙일보는 이번 거래로 확보하는 자금으로 채무를 정리하고 연내 워크아웃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참여사인 다우기술, 사람인, CJ, 신세계 4개사는 4일 각자 이사회를 열어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계약 체결 안건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중앙일보 이사회도 관련 안건을 승인했다.
거래는 컨소시엄이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인수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구조다. 따라서 투입 자금은 모두 중앙일보 회사 안으로 들어간다.
출자 비중은 다우기술 36.5%, CJ 35.7%, 신세계 14.1%, 사람인 13.7%다. 금액으로 따지면 다우기술이 약 1900억원, CJ가 약 1860억원을 낸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인 다우기술과 사람인을 합하면 50.2%, CJ와 신세계는 합쳐 49.8%다. 양측이 사실상 절반씩 나눠 갖는 구도다.
이런 구조는 신문법 규정에서 비롯됐다. 신문법은 대기업집단과 그 계열사가 일반일간신문 지분을 절반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 다우키움그룹이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웠다. 당초 홀로 인수를 추진하던 다우키움은 본입찰을 앞두고 CJ그룹과 손을 잡았고, 이후 신세계가 지분 투자자로 합류했다.
매각 전 중앙일보의 최대주주는 지분 64.73%를 가진 지주사 중앙홀딩스였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15.63%로 2대 주주였고, CJ는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9.24%를 보유한 3대 주주였다. 중앙홀딩스는 지난 6월 JTBC 등 다른 계열사와 함께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이번 유상증자로 대규모 신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크게 낮아진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홍씨 일가의 지분은 5% 밑으로 떨어진다. 같은 보도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존 지분까지 합산하면 다우 진영과 범삼성가 진영의 최종 지분율이 각각 47%대로 비슷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이 중앙일보를 공동으로 경영하는 체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입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채무 위험 해소에 쓰인다. 금융채권은 금융채권자협의회 결정에 따라 상환하고, 공모사채는 사채권자집회의 적법한 의결을 거친 뒤 갚는다.
이번 계약에는 언론사의 공적 기능과 조직 안정을 지키기 위한 조건도 들어갔다. 컨소시엄은 임직원 고용을 유지하고 현행 단체협약을 그대로 이어받기로 했으며, 인위적인 인력 감축도 하지 않기로 했다.
편집권 문제도 계약에 명시됐다. 컨소시엄은 관계 법령과 단체협약상 공정보도 합의를 지키고, 보도와 논평, 지면 편집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매각 과정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사항이다. 양측은 편집권 독립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협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채권자와 투자자의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면서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 지배구조가 자리를 잡으면 콘텐츠 경쟁력과 경영 효율을 끌어올려 독자와 광고주의 신뢰를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