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기사는 부스가 아니라 '발표 거리'에서 나온다

2026-07-06

전시회 한 달 전, PR 담당자의 책상에는 부스 도면과 배너 시안이 쌓인다. 그런데 정작 비어 있는 칸이 하나 있다. "이 전시에서 무엇을 발표할 것인가"

대형 전시회나 박람회 참가는 큰 예산이 드는 일이다. 부스 디자인, 운영 인력, 홍보물 제작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막상 보도 성과를 보면 "○○기업, △△ 박람회 참가" 한 줄짜리 단신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돈은 부스에 쓰고, 뉴스는 만들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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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는 뉴스가 아니다

기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수백 개 기업이 나오는 전시회에서 "우리도 참가합니다"는 기삿거리가 되지 않는다. 참가는 전제 조건일 뿐, 그 자체로는 독자가 알아야 할 새로운 사실이 없다. 기자가 찾는 건 '참가'가 아니라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다. "우리도 참가합니다"와 "여기서 처음 공개합니다"의 차이가 보도 여부를 가른다. 전자는 회사가 하고 싶은 말이고, 후자는 독자가 궁금해할 사실이다.

전시 일정에 맞춰 뉴스 훅을 미리 설계하라
전시회를 보도로 연결하려면, 전시 자체가 아니라 전시 기간 안에 터뜨릴 '발표 거리'를 미리 설계해야 한다. 대표적인 뉴스 훅은 다음과 같다.

  • 신제품·신기술 최초 공개 — 양산 전 시제품을 개막일 오전에 '국내 첫 공개'로 내건다. 같은 제품을 다음 달 자사 쇼룸에서 조용히 알렸다면 단신에 그쳤을 소식이, 전시 무대에서는 업계 매체의 헤드라인이 된다.
  • 현장 계약·파트너십 — 부스에서 대형 고객사와 공급계약 서명식을 열고 그 장면을 자료로 낸다. '회사 간 협력'을 넘어 '시장이 이 기술을 택했다'는 신호로 읽혀 기사 가치가 올라간다.
  • 수상·인증 — 전시 주최 측의 혁신상이나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 이런 상은 개막 한참 전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부스가 서기도 전에 보도가 먼저 붙는다.
  • 관람객·시연 데이터 — "사흘간 부스 방문 1만 2천 명", "현장 상담 300건", "시연 영상 조회 5만 회" 같은 집계는 폐막 결산 기사의 좋은 소재가 된다.

핵심은 타이밍이다. 이 발표들이 전시 일정과 따로 놀면 효과가 반감된다. 신제품 공개는 개막일 오전에, 계약 발표는 현장에서, 관람객 데이터는 폐막 직후에 — 각 뉴스가 전시 흐름의 어느 지점에 놓일지 역산해서 배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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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전시장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발표 거리를 정했다면, 그 소식을 받아줄 기자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 같은 신제품 공개라도 산업 전문 매체, 기술 매체, 지역 산업지 중 어디를 노리느냐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진다. 보도 분야와 매체 지수로 해당 산업을 꾸준히 다루는 기자를 미리 선별해 리스트로 묶어두면, 개막일 아침 정해진 명단에 발표 자료를 곧바로 내보낼 수 있다. 전시가 끝난 뒤에는 전시회명과 자사명을 함께 묶은 키워드 모니터링으로 어떤 발표가 실제 기사화됐는지 추적한다. 이 기록이 다음 전시의 발표 설계를 더 정교하게 만든다.

부스는 한 번, 뉴스는 여러 번
부스는 전시 기간에만 존재한다. 하지만 잘 설계된 발표 하나는 개막 전 예고 기사부터 현장 보도, 폐막 후 결산 기사까지 여러 번 노출된다. 전시 PR의 승부는 부스의 크기가 아니라 '발표 거리'의 설계에서 갈린다. 부스에 쏟은 예산만큼, 그 안에서 무엇을 발표할지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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