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으로 '광고 경험'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2026-09-17

AI 개요(AI Overviews)가 검색 결과 상단을 채우면서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방문자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방문 한 번의 가치, 그리고 그 위에 붙는 광고 지면의 값어치를 어떻게 매길 것인가—업계의 오랜 계산법이 흔들리는 지금, 구글이 의미심장한 카드를 하나 꺼냈다.

구글 크롬 웹 브라우저

구글은 15일(현지 시간) 자사 웹 브라우저 크롬 환경에서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광고 노출 경험을 측정할 수 있는 신규 광고 감지 도구를 공개했다. 이 도구는 크롬 사용자 경험 보고서(CrUX, Chrome User Experience Report) 안에 새롭게 추가됐으며, 광고를 사는 쪽(광고주)과 파는 쪽(발행사) 모두가 웹페이지의 '광고 부하(Ad Load)' 정도를 더 정확하게 평가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측정하는 지표는 네 가지다. 화면(뷰포트) 안에 평균적으로 몇 개의 광고가 보이는지(광고 개수), 광고가 화면 면적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광고 밀도), 광고가 소비하는 네트워크 자원은 얼마인지(바이트 기준 광고 용량), 그리고 광고가 잡아먹는 처리 시간은 얼마인지(밀리초 기준 CPU 사용량)이다.

어떻게 작동하나

구글에 따르면 크롬은 네트워크 레벨 필터링과 스크립트 실행 분석을 결합해 광고 요소를 식별한다. 광고 필터 목록과 일치하는 URL을 광고로 분류하고, 이미 광고로 판별된 스크립트가 생성한 자원이나 프레임도 광고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크롬은 보이는 화면을 1초에 한 번씩 표본 조사해 광고 개수와 밀도를 계산하고, CPU·네트워크 소비량은 세션 전체에 걸쳐 누적한 뒤 75번째 백분위수 값으로 집계해 보고한다.

다만 구글은 현재 이 네 가지 기준을 '실험적' 단계로 규정하고 있으며, 핵심 웹 지표(Core Web Vitals)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아직 어느 수준이 '좋은' 광고 경험이고 어느 수준이 '나쁜' 광고 경험인지에 대한 권장 기준선도 제시하지 않았다.

왜 지금, 그리고 왜 미묘한가

이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발표 주체가 구글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AI 개요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사업자인 동시에, 광고 기술(애드테크) 사업자이며, 가장 널리 쓰이는 웹 브라우저(크롬)의 주인이기도 하다. 광고의 룰을 정하는 심판이면서 동시에 그 경기장의 유력 선수라는 구조적 긴장이 늘 따라붙는다.

구글은 이 우려를 의식한 듯, 집계된 CrUX 데이터를 자사 광고 플랫폼뿐 아니라 외부 독립 광고 플랫폼에도 같은 시점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애드테크 반독점 소송의 구제안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특히 민감한 지점이다. 그러나 자사 수요측 플랫폼인 디스플레이 & 비디오 360(DV360)이 이 신호를 실제 인벤토리 평가나 입찰, 리포팅에 이미 활용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이 '투명성 도구'가 언제, 어떻게 실제 광고 단가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PR·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눈여겨볼 점

얼핏 광고 매매 담당자만의 이슈로 보이지만, PR·홍보 실무에도 시사점이 크다.

첫째, 미디어 환경의 '품질'이 수치화되기 시작했다. 우리 메시지가 어떤 매체 지면에 실리는가는 브랜드 안전(Brand Safety)과 직결된다. 광고로 도배된 페이지에 보도자료가 걸리는 것과, 쾌적한 지면에 노출되는 것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남기는 인상이 다르다. 이제 그 차이가 CrUX라는 공개 데이터로 계량화된다.

둘째, AI 시대의 웹 가치 재편이라는 큰 흐름의 한 장면이다. 검색 유입이 줄고 방문의 값어치가 흔들리는 지금, 매체사는 광고 경험의 질로 지면 가치를 방어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이는 매체의 수익 구조, 나아가 언론 지형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고, 언론과 협업하는 PR의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셋째, '측정되는 것이 관리된다'는 원칙은 PR에도 유효하다. 광고 지면이 데이터로 평가받듯, 브랜드가 확보하는 언드 미디어(Earned Media)의 질적 가치를 어떻게 데이터로 입증할 것인가는 PR 업계가 계속 풀어야 할 숙제다. 구글의 이번 행보는, 웹의 모든 요소가 결국 정교한 지표로 환원되는 시대가 왔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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